초등학교 시절 짝꿍 그녀는 암팡지게 못생긴 쥐 이빨을 가지고 있었다.
두 갈래를 바싹 추어올린 머리 탓일까 유난히 앙칼지고 영악해 보였던 그녀가
가슴을 평생 지배하게 될 줄은 성호 자신도 몰랐다.
현지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그리 길지 않은 생의 시간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의 삶과 가슴을 헤집어 놓을지를….
본문 중에서
창을 넘은 햇살이 커튼 사이로 우현의 침대 위에 쏟아져 내린다.
“우현 씨, 어서 일어나 출근해야지,”
“아웅, 그냥 이대로 석 달 열흘만 잤으면 좋겠다.”
“에구, 그럼 돈은 누가 벌고, 어서 일어나~ 안 그러면 물바가지 씌울 거야, 아이고 우리 신랑 착하지 이….”
현지가 우현의 엉덩이를 툭툭 때린다.
“현지, 여보야! 나 그냥 십 분만 더 자면 안 될까?”
“안 돼? 빨리 일어나,”
현지가 곱게 눈을 흘기며 엄포를 놓자, 엉거주춤 일어나던 우현이 현지를 안고 쿡 쓰러진다.
“이것 봐,
“아유, 얘는 왜 시도 때도 없이 고개를 발딱발딱 드는 거야, 건방지게 시리…….호호호,”
“그래서 말인데 자기야 삼십 분만 아니 십 분만 시간 좀 주라~.”
“얘! 넌 어젯밤에도 보고 또 보고 싶니? 오늘만 봐 주는 거야,”
하얀 손으로 불룩한 그곳을 토닥거리는 현지의 얼굴에 발그레 꽃물이 든다.
뉘엿뉘엿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리면 유독 밀려드는 그리움처럼 괜스레 서러워지는 마음처럼
일생을 안고 산 서글픈 사랑, 그리고 인생….
시와 소설을 사랑하는 등단작가 입니다.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