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에요. 저 찰랑이는 물결 위에 내려 앉은 햇살 좀 보세요, 어르신 이쪽으로 오시겠어요? 창 밖 한 번 내다보세요.
남자를 휠체어에 앉혀서 아름다운 호수를 한 번 보여 주어야겠다고 생각한 수연이 돌아서는 그때였다.
-아름답지요? 이런 곳을 보고 싶었소! 이렇게 당신과 나란히 서서 ..
수연의 허리춤을 감싸 안은 사람은 자리를 보존하고 있던 남자다.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였던 분명한 그 남자가 보란듯이 두 발로 우뚝 섰다.
수연이 달려들어 휴대폰을 뺏으려 하자 서우재는 휴대폰을 창 밖으로 던져 버렸다. 휴대폰이 떨어진 창문아래는 아래는 왠 만한 어른의 키를 훌쩍 넘을 것 같은 수풀이 우거졌다.
절망스런 표정으로 수연이 돌아보자 서우재는 또 한 번 손을 내밀었다.
-이거 저 현관문 열쇠요
지숙이 얼른 열쇠를 잡아 채는데 서우재는 그 열쇠마저 재 빨리 뒤 창 밖으로 던져 버렸다.
-이제 당신과 나는 여기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오. 그렇다고 뭐 걱정할 건 없소, 당신과 나는 굶어 죽지는 않을 거요. 주방에 가면 쌀과 식 재료는 넉넉히 있으니.. 그럼 나는 한숨 자야겠소. 내키면 맛있는 밥이나 좀 지어 놓구려
서우재는 다시 침대로 돌아가 누웠다.
어이없는 사태에 기력을 잃은 수연이 털버덕 그 자리에 주저 않고 말았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도무지 꿈 같은 이 현실을 수연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대책이 떠오르지 않아. 한참을 그렇게
앉았던 수연이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어떻게든 빠져나가 볼 요량으로 집안 구석구석을 찾아 보
지만,
삶이 외롭다고 느껴지던 날에
문득, 두 눈에 들어온 건 주인에게 외면 당하고
거실 한쪽에 꾸어다놓은 보릿자루처럼 덩그러니 앉아있던 컴퓨터였습니다.
아름다운 시절은 갔지만,
아름다운 세상은 남아 있었습니다.
좋은 일을 하고,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이 고운 꿈이 깨기전에 대작 하나는 꼭 남기리라
당돌한 꿈을 꾸는 중년입니다.
행복하십시요 인생이란 꿈에서 깨는 그날까지 ...,
사랑합니다 ^ ^